가게일을 한겨울 행군하다 쉬는시간에 사발면 원샷하듯이 대충 마무리하고 집으로 가려다가 (참고로 그때 내집은 "신림"이었음) 문득 그대 택시태워줄때 논현초등학교라고 얘기하던 그여자 말이 생각이 나서(난 그때 논현동이 어딘지도 잘몰랐음) 무슨생각인지도 모르게 택시를 잡아타고 "아저씨 논현초등학교 가주세요" 라고 택시에 몸을 실었음 라마다 호텔을 지나 멀리 노보텔이 보이고 반포동 고갯길을
여자로 생각하는지 아세요? 제가 어떤 여자로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 그런여잔지 아닌지 아는거 아니에요? 연애할 생각도 없다고요...그럼 앞으로 평생연애 안하실거에요? 그렇다고 하면 제가 할말없구요. 연애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하셨는데 그럼 연애할 처지는 언제쯤 되시는건지도 물어보고싶거든요. 저 태어나서 처음본여자한테 이렇게 연락하고 고백한거 태어나서 처음입니다..정확하게 이유나 좀 알고 차이든 뭐든 하고 싶으니까요. 제가 그냥 맘에 안드시는거면 그렇다고 해주세요!" 다시 생각해보니 거의 반은 오기&용기가 아니었을까... 영화같은데 그런말 자주 나오잖아? "용기있는자가 미인을 차지한다" 내 경험상 그거 틀린말
라고 하더라 그러곤 멋쩍게 웃는데 그때 난 결심했음..그게 무슨일이든 괜찮다 사람이 중요한거 아닌가 "저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저랑 한번 사겨봐요. 저 다 이해할수 있어요." 만약 지금이라면 애초에 시작조차 하지않았을거지만...아니 만날수도 없는 삶을 살고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때 난 순수했음 여자가 "나중에 후회안하겠어요..?" 라고 묻길래 사단장님하고 악수하며 우렁차게 관등성명 내뱉듯이 "네 절대 후회안합니다!!" 라고 대답했고 들어갈땐 남이 없지만 커피전문점에서 나올때 연인이 되었음 이게 바로 나의 "화류계 로맨스"의 첫발자국임... 커피전문점에서 나오니 그녀가 말없이 팔짱을 끼더라..그렇게 연말에 코엑스 주변가로수에 점등된
모르고 그냥 그쪽한테 무슨말해야 하나 한참 고민하다가 답장드려요..." "저 그쪽이 생각하는 그런 여자 아니구요...지금 연애할 생각도 처지도 아니에요..앞으로는 연락을 하지말아주시면 좋겠어요...죄송합니다" 아.............아하...........어.............하............. 그 답장받고 멘탈이 나간걸로 기억남...태어나서 이여자랑 연애한번 해보면 죽어도 원이없겠다 라는 생각까지 들게만든 여자가 오래기다린뒤에 연락해서 불과 2시간여만에 연락하지말라는 통보라니... 아 병신...일단 처음부터 다짜고짜 사귀고싶다는 얘길하는게 아니었나 하는 후회...슬픔...가슴먹먹함 이런복합적인 감정이 들고 어찌어찌 그날
손에 잡히지않음.. 무튼 5일째되는날 밤..오픈준비를 마치고 혼자 밖에나와 그여자가 서있던 정문앞에서 믹스커피에 담배한대 피며 그여자의 흔적을 찾고 있는데 문자음이 들려왔음! 폰을 꺼내보니 처음보는 번호였는데 문자내용에는 "저 연락달라고 하셔서 연락드려요..." 라고 옴 어찌 모를리가 있을까. 내가 그동안 얼마나 너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ㅠㅠ 반가운마음과 설레는 마음으로 "연락 많이 기다렸어요!! 연락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답장을 보냄 그리고 또 칼같이 답장이 왔음 "저 연락달라고 하셔서 했긴한데 무슨 할말이라도?" 아씨 ㅋㅋㅋ이런 장난꾸러기 ㅋㅋㅋ아니 누가봐도 첫눈에 뿅가서 연락하고 싶어서 그런거 알믄서 ㅋㅋ 참 사람마음이란게 아니
지나 오른쪽골목으로 들어가 무슨 미용실같은게 엄청많은 길이 나오고 택시기사님이 "여기가 논현초등학교요" 하고 날 내려줌 난 초등학교 앞에서 난간에 걸터앉아서 그여자번호로 문자가 아닌 전화를 걸었음..그냥 그때 내 기분이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이유라도 알고싶었던게 아닐까 생각됨.. 8시가 좀 넘어가는 시간...한참 전화연결음이 울리고 "딸깍" 하는 소리와 잠시 정적... 몇초의 몇년같은 침묵후에 여자가 "여보세요....?" 목소리 듣는데 그냥 마음이 아리기 시작함 "저 지금 논현초등학교 앞에 와있는데요. 안나오셔도 되는데 뭐하나만 물어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여자가 목소릴 가다듬으면서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네 얘기하세요" "제가 그쪽을 어떤
뭐 빚이 대학생이 감당키엔 꽤 크지않았을지.....) 돈을 갚을것을 요구하니 남자는 잠적해버리고 자기는 농사짓는 부모님한테 이런 사실을 알릴수도 없고 이런저런이유로 학교를 휴학하고 자취방 보증금빼서 서울와서 지금 삼성동 업소에서 일하고 있다고 자기는 그 전 남자친구때문에 남자 안믿으며..연애하는거보다 언능 빚갚고 내년에 복학해서 학교졸업하는게 이 바닥 언능 뜨고싶다는 생각뿐이라고 했음. 그여자가 말하면서 훌쩍이면서 그러니까 자기같은 여자한테 마음쓰지 말고 열심히 돈벌라고 하는데 왜이렇게 눈물이 나든지...그렇게까지
어디인가....턱에 경련일어날것 같은데 언제까지 해야하는가...ㅋㅋㅋ였음 꽤 오랜시간이 흐르고 슬슬 턱과 목...내 혀가 굳어감을 느낄무렵...멀리서 걸어오는 사람들의 인기척때문에 누가먼저랄것도 없이 키스를 마치고...아무말없이 걷기 시작했음...ㅋㅋ 서로 창피하기도 하고 뒤늦게 주변시선도 보이는것 같고ㅋㅋㅋ 그리고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내가 그녀에게 "집에 데려다줄께" 라고 말을 놓음ㅋㅋ 뭔지 모르겠지만 남자는 일단 내꺼라는 안심이
전구불빛사이로 걸었는데 그냥 문득 지금아니면 안되겠다? 는 생각이 들었고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안았음.... 생각했던것보다 더 따뜻했고 두꺼운 점퍼를 뚫고 그녀의 가슴이 느껴지고 심장박동이 느껴지고 교차된 얼굴사이로 그녀의 샴푸향기...향수...체취...화장품냄새... 여러가지들이 복합적으로 느껴지고 그렇게 우린 코엑스 그 길가에서 첫키스를 했음....흐... 그때까지 키스를 해본적이 없는 나는 그때 엄청난 의문이 하나 생겼는데...키스를 할때 과연 적절한 마무리 시점은
여자마음이란게 그런것 같음. 이미 분위기만 봐도 다 알수있는 상황인데 굳이 확인을 하고 싶어해 ㅋㅋ그리고 너도 궁금해서 내 답장기다리면서 칼답장했잖아 ㅋㅋ 좀 연애스킬이 생기고 난뒤에라면 아마 이런저런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연애스킬을 구사했겠지만 그당시 나는 키스한번 해본적없는 거의 모쏠수준이었음. 그럴수밖에 없는게 초,중,고등학교 운동부여서 운동만 하다보니 같은반 애들하고 얼굴보고 친해질 일도 없었고 구기종목이다보니 여름이면 합숙훈련, 시합시즌에는 지방돌아다니고 하느라...학창시절 연애도 그냥 소개로 친해져서